5대 은행 CI.  [사진=시사프라임DB]
5대 은행 CI. [사진=시사프라임DB]

[시사프라임 / 박시나 기자]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30일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작년 NH농협은행이 ELS 판매 중단을 선언한 이후 “검토 중이다 ”는 입장만 밝히며 시간만 흘러보냈던 시중 은행이 금융당국의  ‘홍콩H지수 ELS 판매 중단 시사’ 발언이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으며, 차후 시장 안정성 및 소비자 선택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역시 “ELT와 ELF의 기초자산으로 주로 편입되는 S&P500, 유로스톡스50, 닛케이225 등 주요 주가지수가 최근 10년간 최고점을 형성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능동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ELS 관련 상품 대신 채권형 상품 등 대안 상품 제공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판매 중단은 내달 5일부터다.

전날(29일) 하나은행이 ELS판매 중단을 선언했지만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검토 중이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비친 상태였다. 그런데 하루 만에 갑자기 입장을 선회하며 판매 중단을 내린 결정에는 금융당국 수장들의 발언이 영향을 준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혹시 은행의 ELS 판매를 아예 금지할 계획이 혹시 있냐”라는 질의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상당부분 공감한다”며 ”이번에 금감원 검사 결과를 봐서 필요한 제도 개선을 하겠다. 고민은 이 뿐 아니라 금융투자 상품에 대해 종합적으로 여러가지 측면에서 봐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은행권의 ELS 판매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손실 규모가 커 가입자들의 피해가 눈덩이 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앞서 23일 국회서 열린 ‘금융소비자 보호에 취약한 한국금융의 과제와 대안’ 토론회서 100여 명 이상의 홍콩 H지수 ELS 피해자들이 참여해 발표한 사례를 보면 은행의 과실이 눈에 띈다.

실제 한 피해자는 전 재산 10억원을 ELS 상품에 넣었는데 가입 당시 은행에서 정기예금 대체 상품으로 소개 받았지만 위험성을 고지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녹취록을 제시하며 은행원이 직접 보험회사에 전화해 가입자 본인인 척 하면서 생명보험을 해지했고 해지금을 ELS에 투자하도록 권유했다고 폭로했다.

올해 들어 19일까지 5대 은행에서 판매된 H지수 기초 ELS 상품에의 원금 손실 규모는 2296억 원 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부터 만기 상환이 시작되는  홍콩H 지수 관련 ELS는 1월에 대상 금액은 9172억 원, 2월 1조6586억 원, 3월 1조8170억원으로 상반기 중 만기 상환 예정 금액은 모두  10조원 수준이다. 

최근 홍콩 H 지수는 5500pt 수준으로 2021년 1월 평균가인 11339pt의 50% 수준으로 대부분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현재 손실률 추세가 이어진다면 손실액은 6조∼7조원 수준에 달할 것이란 추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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