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6 오전 장교동 한화빌딩 앞에서 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지회가 스토킹 피해자들에 대한 불이익을 중단하고 교섭에 성실하게 임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가현 기자]
24.2.6 오전 장교동 한화빌딩 앞에서 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지회가 스토킹 피해자들에 대한 불이익을 중단하고 교섭에 성실하게 임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가현 기자]

[시사프라임/이가현 기자] 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지회는 한화생명에게 스토킹 피해 조합원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놨다.

6일 오전 한화빌딩 앞에서 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지회는 사측에 스토킹 피해를 입은 조합원에 대한 불이익을 중단하고 성실하게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7월 한회생명지회 구리분회 소속 여성 조합원이 4명의 남성에게 스토킹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여성조합원이 속한 지점의 지점장이 연루됐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현재는 검찰로 송치되어 조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가해자인 지점장은 피해자인 강 팀장의 영업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팀 폐쇄를 통지했으며 같은 지점에서 근무하는 박 팀장도 같은 이유로 1월 말일 팀장 강등 및 팀 폐쇄가 되었다.

또 가해자인 지점장은 강 팀장이 개인생활에 문제가 있다는 등의 거짓 소문을 퍼트려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으로도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노조는 이 사건에 대해 지난 10월부터 사측에 알리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했으나 사측은 최종적인 법적 판단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후 언론에 사건이 알려진 1월 15일에서야 가해자인 지점장을 대기발령하는 조치를 취했다.

노조는 사측이 이 사건을 빌미로 단체교섭까지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조에 의하면 한화생명지회는 지난 2022년 8월부터 현재까지 35차례의 교섭을 진행했으나 사측은 스토킹 피해 관련한 투쟁이 기초협약에 명시된 ‘교섭기간 중에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단체교섭을 회피하고 있다.

김태은 한화생명지회장은 “노동조합이 생겼는데 회사는 노조와 대화하지 않고 기초협약 체결한 그 시점부터 부당한 일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에게 귀기울이지 않고 권한이 없다, 지점장의 권한이라며 무한대 방치하고 있다”며 “규정에도 없는 팀장 해임을 자행하더니 이제는 그 관리자가 팀장 개인을 스토킹하는 사건까지 발생하고, 이 사건이 12월 검찰에 송치되었음에도 아무런 조치도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어 “회사는 해줄 것이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한 공간에서 일하게 하고 있고 규정이라고 하면서 그 팀장들을 격하, 폐쇄하고 있다”며 “이것은 노조탄압이라고 규정하고 사측에 경고한다. 빠른 시일 내 이 사건을 해결하고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해결하지 못하면 한화그룹이 책임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미선 갈매주재점 팀장은 “2022년 63빌딩 앞에서 100일 투쟁을 통해 갈매주재점에 배속되어 1월부터 근무하게 됐다. 지점장은 1월에는 교육을 열심히 해주었으나 2월 이후로  와서 교육도 하지 않았고 받아야 되는 지원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또 “팀을 분팀해야 한다는 이유로 3월부터 분팀을 시작했고 각서까지 작성하며 분팀을 진행해 7월에 완료됐다”며 “이 과정만 끝나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일거라 생각하고 분팀을 진행했는데 그 과정 중에 7월 14일 회사 앞에서 2시부터 그 다음날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알지도 못하는 남자 4명에게 차량 2대로 스토킹을 당했다. 그 2대의 차량 중 한 대는 지점장 명의의 차량으로 밝혀졌고 그 날따라 수시로 어디인지 확인하는 전화가 왔다. 경찰을 통해 그 날 제가 어디 있는지 확인해서 그 사람들에게 통화했다고 확인도 했다고 전해들었다. 이 사실이 진짜로 밝혀지기까지 6개월이라는 시간을 기다렸다. 조사 끝에 12월 11일 남자 4명과 지점장이 스토킹 공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고 했다.

강 팀장은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적법한 조치를 취할 것을 바라며 회사에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단 한 번도 답을 주지 않았다”며 “혼자 제보하는 과정에서 기사와 방송에 나오게 되자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FP 출신 지점장이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어떤 조치도 취해줄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점장은 단 한번도 사과하지 않았고 갈매주재점에 남아있는 사원들에게 따로 전화해서 돈을 지원할테니 본인이 있는 지점으로 출근하거나 해촉하라며 팀 붕괴를 위한 작업을 12월까지 계속했다”고 했다.

박미경 갈매주재점 팀장 역시 “왜 저희를 빌미로 왜 교섭이 중단되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저희는 회사에게도 노조에게도 그것을 바라지 않았다. 다만 한 인권의 소중한 가정과 안전과 생명을 다루는 회사의 가치있는 일을 하는 사람을 제대로 진상조사하고 들어달라는 호소였다. 서둘러 와서 저희의 목소리를 들어주시고 조속히 해결해서 더 나은 방법이 분명히 있었을텐데도 왜 여기까지 왔는지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이승현 사무금융노조 일반사무업종본부장은 “사측의 입장에서는 이 주재점이 눈엣가시였을지도 모른다”며 “스토킹까지 감행하면서 그 팀장의 약점을 잡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측의 만행에 대해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주 교섭이 있었다. 사측에서는 주재점 문제와 피켓팅이 멈춰야 교섭할 수 있다고 한다”며 “사측은 노조에 프레임을 씌운 내용이 있다. 사측에 약점 잡아서 교섭 때 뭔가 더 얻어내려는 거 아니냐는 프레임을 씌웠다.  처음 노조가 만들어질 때 설계사 노동자들의 부당함과 억울함을 풀어주고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우리는 교섭이 목적이 아니다. 공정하고 정당하고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 노조가 만들어진거지 교섭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했다.

또 “사측의 사용자들과 관리자들은 너무나 무책임하고 너무나 무능하다”며 “일을 해결할 의지는 없고 자신들만 빠져나갈 궁리를 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직접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하길 바린다”고 했다.

한편 사측은 이에 대해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신의성실의 원칙 아래 FP노조와의 단체교섭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으며, 노사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체협약은 상호 존중과 신뢰의 노사관계 바탕아래 체결돼야 함이 마땅하며, 회사는 조속히 FP노조와 건설적인 노사관계 문화가 구축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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