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절하 수출 보다 수입 느는데 효과 더 커”

월별 반도체 자동차 수출 증감률 현황 및 중국 수출 증감률.  [그래픽=김인성 기자] 
월별 반도체 자동차 수출 증감률 현황 및 중국 수출 증감률.  [그래픽=김인성 기자] 

[시사프라임 / 김종숙 기자, 김용철 기자] 무역수지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황 부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리오프닝을 기대했던 對 중국 수출마저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어서다.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자동차의 호실적이 위안거리다. 수출이 부진하고 수입은 늘면서 벌써 지난해 무역적자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환율 절하가 수출 보다 수입이 느는데 더 효과가 커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8개월째 마이너스 감소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3월1일~20일(통관 기준 잠정치) 무역수지는 63억23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원인은 반도체 등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반도체 업황 부진이 수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4.7% 감소했다.

D램, 낸드 플래시 등 반도체의 수요 감소와 재고 누적 등으로 인해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는 등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반도체 수출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17일 기준 D램(DDR 8Gb) 가격은 전주 대비 1.2%, 전월 대비 6.4% 하락한 1.70달러, 낸드 플래시(MLC 128Gb) 가격은 전주 대비 0.3%, 전월 대비 0.6% 떨어진 6.41달러를 기록했다.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가 예상보다 부진할 전망에 따라 반도체 출하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반도체 재고는 29조원에 달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너무 많은 반도체 재고로,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생산량을 줄이고 재고평가 손실도 반영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고정비 부담이 더 높아져 칩당 원가는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실적 회복을 위해선 깊은 적자의 골짜기를 건너야만 하는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수출 비중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수출 부진 영향도 크다. 美中 양국이 첨단산업의 꽃으로 불이는 반도체 패권경쟁에 나선 가운데 미국이 공급망 확대를 위해 수출규제에 나서며 국내 반도체 기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 수출도 부진이 장기화되는 추세다. 대 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6.2% 감소하며 가장 컸다, 미 수출이 4.6% 증가한 것을 제외하곤 주요국가의 수출이 다 부진했다.

◆환율 절하 효과, 수입>수출

수입이 수출을 웃돌며 무역적자를 키웠다. 전년 동월 대비 석탄(19.4%), 승용차(24.5%) 등 증가한 반면 원유(△10.3%), 반도체(△4.8%), 가스(△23.1%) 등은 감소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사프라임>과 통화에서 “환율 절하가 지속 돼서 한 6개월 정도 지나 효과를 낼 수가 있어야 되는데 이게 워낙 구조적이다 보니 환율이 올라가서 수출이 증가하는 효과보다는 수입 물가가 상승하고 계속 수입이 느는 효과가 더 커 적자를 줄이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고 전망했다.

◆자동차, 수출액 반도체 따라 잡아 

반도체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수출 버팀목을 역할을 하고 있는 자동차는 호실적을 내고 있어 위안거리다.

앞서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자동차 산업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생산 30.2%, 내수 19.6%, 수출 34.8% 증가(수출금액 47.1%)한 것으로 잠적 집계됐다.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47.1% 늘어난 56억 달러(약 7조3332억 원)로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반도체 수출액(59억 달러)고 맞먹는 수치다. 수출액 증가는 대당 수출단가가 높은 친환경차의 수출량 증가 및 국산차의 상품성 강화에 따른 글로벌 판매호조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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