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부 활동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 기간 무너진 상권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국 관광객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회복까진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수요가 썰물처럼 빠져 직격탄을 맞은 국내 유명 상권은 버티기 중이다. 본지는 유명 상권을 중심으로 현 상황, 상권 내 소상공인의 목소리, 상권 회복에 대한 대책은 없는지 등을 담아봤다. [편집자 주]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에서 숙명여대 입구까지 이어지는 곳을 일명 숙명여대 상권이라고 부른다. [사진=백나은 기자]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에서 숙명여대 입구까지 이어지는 곳을 일명 숙명여대 상권이라고 부른다. [사진=백나은 기자]

[시사프라임 / 백나은 기자] 숙대 앞 상권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 조짐이 보인다.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에서 숙명여대 입구까지 이어지는 일명 숙명여대 상권은 근처 신용산역 주변 ‘용리단길’로 2030세대가 모여들면서 코로나19의 여파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는 분석이 있다.

올 3월 한경‧비씨카드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5개 대학(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숙명여대) 상권 가운데 청파로47길을 따라 도보로 10분 거리에 형성돼 있는 숙명여대 상권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내내 매출이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가 한창일 때와 타드 가맹점을 기준으로 한 수치여서 실제 상권 상인들이 느끼는 체감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숙대 상권은 인근 주거지는 물론 직장인들, 그리고 숙대생들이 유입인구가 어느 정도 상권을 유지시키고 있다.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2022년 3분기 유동인구가 8만 7000명 선이었던 것에 반해 올 1분기 유동인구는 13만 1700명대로 외려 증가했다.

숙명여대로 이어지는 메인골목 모습. [사진=백나은 기자]
숙명여대로 이어지는 메인골목 모습. [사진=백나은 기자]
숙명여대로 이어지는 메인골목 모습. [사진=백나은 기자]
숙명여대로 이어지는 메인골목 모습. [사진=백나은 기자]

◆ 방학 중에도 손님 꽤 있어

숙대 상권은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부터 시작해 숙명여대 입구 앞까지 걸쳐 있으며, 지하철1호선 남영역에서도 도보로 10분 내에 진입할 수 있는 곳이다.

역에서 학교까지 이어지는 골목마다 카페, 분식, 음식점, 옷가게 등 다양한 상가들이 들어서 있어 여대 특유의 아기자기한 멋이 남아 있다. 업종분포도를 보면 외식업이 48.2%로 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태풍의 영향이 채 가시지 않아 비가 내리던 날 숙명여대 앞을 찾았다. 궂은 날씨와 방학 중임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숙대입구역에서 학교로 이어지는 메인골목을 따라 복사전문점과 문구점, 카페와 분식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토스트 가게나 김밥 가게의 경우 테이크아웃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 프랜차이즈 카페 직원은 “학기 중에는 바쁠 정도로 손님들이 많다”며 “지금은 방학 중이라 그에 비하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숙대 상권이 많이 죽었다는 말에 대해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음료를 주문하고 잠깐 앉아 있는 동안에도 배달 주문이 계속 들어오는가 하면, 매장으로 들어오는 손님들이 적지 않았다.

근처에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역시 꽤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몇몇 가게는 여름휴가를 떠난 듯 안내문구를 부착하고 쉬는 곳도 있었지만, 대부분 영업을 하고 있었다. 특히 TV 프로그램에도 소개된 적 있는 한 김밥 전문 가게는 밖에까지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인근에서 헤어숍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코로나19 때는 어려웠다. 대부분 학생 손님들이 많았는데 수업을 비대면으로 하다 보니 가게를 쉬어야 하나 생각도 했다”며 “지금은 학생들이 돌아와서 그나마 숨 돌릴 만하다”고 말했다.

여느 상권들과 마찬가지로 가게가 빠지고 비어 있는 곳도 더러 보였다. [사진=백나은 기자]
여느 상권들과 마찬가지로 가게가 빠지고 비어 있는 곳도 더러 보였다. [사진=백나은 기자]
대학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복사 전문점 등도 몇 군데 눈에 띈다. [사진=백나은 기자]
대학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복사 전문점 등도 몇 군데 눈에 띈다. [사진=백나은 기자]

◆ 상권 회복 위한 다양한 활동

코로나19 이후 침체돼 있는 지역상권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용산구가 상권 인큐베이팅에 나섰다. 상권 인큐베이팅은 신생 상권 발굴, 골목상권 공동체 지원, 용산땡겨유 상품권 발행, 골목형 상점가 등록으로 추진한다.

용산구 골목상권 공동체는 동일 상권을 기반으로 하는 30명 이상의 소상공인으로 구성하되 대표자가 선출돼 있는 단체를 뜻하는 것으로, 공모사업 선정 시에는 골목상권 내 축제, 홍보, 이벤트 추진에 구비 1500만원 가량을 지원한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7월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순헌황귀비길 상인회 대표를 만나기도 했다. 당시 상인회 박상현 대표는 “팬데믹으로 비대면 수업이 2년가량 이어지다 보니 상권이 침체됐다. 함께 거리를 활성화시키려는 상인들의 열망이 다양한 아이디어로 분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순헌황귀비길은 대한제국 시잘 숙명여대의 모태인 명신여학교를 설립, 근대여성교육의 싹을 틔운 순헌황귀비의 공을 기리는 명예도로다. [사진=백나은 기자]
순헌황귀비길은 대한제국 시잘 숙명여대의 모태인 명신여학교를 설립, 근대여성교육의 싹을 틔운 순헌황귀비의 공을 기리는 명예도로다. [사진=백나은 기자]

순헌황귀비길은 대한제국 시잘 숙명여대의 모태인 명신여학교를 설립, 근대여성교육의 싹을 틔운 순헌황귀비의 공을 기리는 명예도로다.

한편 순헌황귀비길 상인회는 숙명여자대학교 정문부터 청파로47길로 이어지는 500미터 가량에 자리한 상인 60여명으로 올해 2월 결성됐다. 이 구간은 20~30대 1인 가구가 주 고객층으로 용산구는 골목상권 공동체 공모지원 외에도 배달앱 땡겨요 가맹 등록이 이 지역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달앱 땡겨요는 고객이 매장 테이블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해 음식을 주문하는 테이블오더, 포장예약, 매장예약 서비스가 가능하다. 특히 구는 올 4월 신한은행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5월부터는 15% 할인율을 적용한 배달앱 전용 상품권을 월 5000만원 규모로 발행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월 발행액을 2배로 늘리는 9월 개학과 동시에 상권 활성화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권을 살리기 위한 상인들 간의 협업과 구의 노력이 함께 빛을 발해 앞으로 숙대 상권이 20~30세대뿐 아니라 누구나 찾고 싶은 거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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