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부 활동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 기간 무너진 상권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국 관광객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회복까진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수요가 썰물처럼 빠져 직격탄을 맞은 국내 유명 상권은 버티기 중이다. 본지는 유명 상권을 중심으로 현 상황, 상권 내 소상공인의 목소리, 상권 회복에 대한 대책은 없는지 등을 담아봤다. [편집자 주]

대학가 끼고 있는 성북구의 상업 중심지

점포수·매출별 발달상권으로 주목받고 있어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과 연결돼 있는 대형쇼핑몰. 유입 인구를 늘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사진=백나은 기자]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과 연결돼 있는 대형쇼핑몰. 유입 인구를 늘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사진=백나은 기자]

[시사프라임 / 백나은·고문진 기자] 지하철 4호선과 경전철 우이신설선이 지나가는 성신여대입구역은 인접한 한성대입구역, 혜화역 그리고 고려대와도 그리 멀지 않아 대학생 및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다.

특히 성신여자대학교 인근은 로데오거리로 불리며 성북구에서 가장 규모가 큰 번화가로 자리 잡았다.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유명한 음식점 역시 이곳에 많이 위치해 있으며, 지하철 4호선 전체에서 일평균 이용객 수도 중상위권에 들어갈 정도로 사람들의 발길이 꾸준히 닿고 있는 상권이라 할 수 있다.

성신여대입구역에서 멀지 않은 골목 상권의 모습. 길거리 음식과 옷가게 등이 보인다. [사진=백나은 기자]
성신여대입구역에서 멀지 않은 골목 상권의 모습. 길거리 음식과 옷가게 등이 보인다. [사진=백나은 기자]

◆ 대학가·주거 상권의 복합적 성격

성신여대 상권은 지하철 1번 출구에서부터 시작돼 성신여대 안쪽까지 로데오 상권이 활성화돼 있다. 혜화역(대학로) 상권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특히 지하철과 연결돼 있는 유타몰(CGV 성신여대 입구)이 사람들의 유입을 늘렸다는 평가가 있다.

대학가라는 특성 외에도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등 대학가와 주거상권의 복합적인 성격이 주중, 주말 상관없이 상권이 활성화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성신여대 상권의 업종구성에 따른 상권유형을 보면 '음식형'으로 음식업이 반 이상을 차지한다. [출처: 상권분석 서비스]
성신여대 상권의 업종구성에 따른 상권유형을 보면 '음식형'으로 음식업이 반 이상을 차지한다. [출처: 상권분석 서비스]

또한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열린데이터광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성신여대입구역 일평균 이용자 수는 4호선 3만 3140명, 우이신설선 5766명으로 총 3만 8906명이었다. 대학가를 끼고 있는 성북구의 상업 중심지인 덕에 이용객이 상당이 많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일명 로데오 거리로 불리는 메인거리에 위치한 건물들은 임대료가 비싼 편으로 1층 평당 임대료는 대략 25만원(2022년 초), 그 외 아파드 단지 쪽 임대료는 평당 20만원(2020년 초)을 형성하고 있다. 이것도 작년 초에 형성된 가격이다 보니 현재는 월 임대료가 더 상승했다고 보면 된다.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메인거리에 위치한 한 건물 1층의 월 임대료는 현재 평당 30만원선에 이른다.

◆ 업종마다 체감 온도 달라

성신여대 인근 부동산 중개인에 따르면 공실률은 코로나19 이후 많이 줄었다. [사진=백나은 기자]
성신여대 인근 부동산 중개인에 따르면 공실률은 코로나19 이후 많이 줄었다. [사진=백나은 기자]

성신여대(동선동) 인근에서 오랫동안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한 사장님은 “성신여대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공실률이 그렇게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며 “인근에 거주하는 대학생들의 월세방 수요도 많이 빠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배달 전문 음식점이 많이 생긴 것 외에는 이곳 상권은 늘 고만고만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성신여대 부근에서 10년 넘에 미용실을 운영 중인 A씨는 “코로나 타격이 당연히 있었다”라며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음을 털어놓았다.

A씨는 “가게 자리가 로데오 메인에서 살짝 떨어져 있기는 해도 대부분 예약 손님이라 장사가 꾸준한 편이었는데,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하루에 예약 한 타임도 겨우 있거나 없어 격일로 강제 휴무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는) 거의 이전으로 회복했는데 주변에 같이 자영업하던 작은 가게들은 다 업종이 변경됐다”고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모습을 설명했다.

성신여자대학교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골목의 모습. [사진=백나은 기자]
성신여자대학교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골목의 모습. [사진=백나은 기자]

카페나 편의점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아예 없진 않았지만 부동산 중개인의 말처럼 “비슷비슷하다”는 입장이다.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성신여대 상권의 업종 선호도는 편의점, 슈퍼마켓, 기타의류 소매업 순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이용객의 변동이 적은 업종임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성신여대입구역 인근 업소 현황 역시 2022년 상반기 1565개에서 2022년 하반기 1303개 업소로 -16.74%의 증감률을 보였으나 현재 성신여대(동선동) 상권에 등록된 업소는 1632개로 집계됐다.

로데오 거리 건너편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주변 가게들의 업종 변경이 자주 있는 편이었다”며 “(체가상) 코로나19가 터지고는 되려 더 버티는 곳, 자주 바뀌는 곳 등 양극화가 심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본인 가게 양옆 건물에 있는 업장 중 3분의 2는 업종을 바꿨고 나머지는 버티며 현상 유지 중이다.

성신여대입구역 역사 안에서 잡지 ‘빅이슈’를 판매하는 C씨는 “(이곳에서) 판매한 지 한 달이 됐는데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같이 (빅이슈) 파는 사람들이 여기 사람들이 많아 괜찮을 것 같다고 해서 옮긴 건데 막상 와보니 학생들이 많은 편인데, 학생들은 잡지에 큰 관심이 없다”고 멋쩍게 웃었다.

이 또한 대학가의 특성 중 하나라 인근 중고등학교 학생 및 인근 대학생들의 유동인구가 많은 성신여대 상권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현상 중 하나다.

여대라는 입지조건에 맞게 골목마다 아기자기한 가게와 옷가게 등이 많았다. [사진=백나은 기자]
여대라는 입지조건에 맞게 골목마다 아기자기한 가게와 옷가게 등이 많았다. [사진=백나은 기자]
여대라는 입지조건에 맞게 골목마다 아기자기한 가게와 옷가게 등이 많았다. [사진=백나은 기자]
여대라는 입지조건에 맞게 골목마다 아기자기한 가게와 옷가게 등이 많았다. [사진=백나은 기자]

성신여대 상권은 여대가 위치한 만큼 옷가게 및 액세서리 가게가 눈에 많이 띄었고, 여느 대학가 상가와 마찬가지로 무인사진관도 보였다. 코로나19 이후 배달 전문점이 늘어났다는 분석답게 배달 전문점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골목마다 소규모의 아기자기한 개인 음식점과 카페 등도 눈에 띄었는데, 이 또한 여대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SNS에 자주 올라오는 유명 음식점이나 카페도 꽤 분포된 편이다.

성신여대 근처에서 보세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 사장님은 “여대생들을 대상으로 옷을 팔면 합리적인 가격도 중요하지만 흔한 듯 흔하지 않고 유행 속에서도 내 개성이 드러나는 디자인이어야 잘 팔려서 (단가가) 좀 나가도 주로 품질이 좋은 수입 보세나 백화점 납품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며 “오프라인 매장만 운영해서는 장사가 안 되니 SNS 계정을 같이 운영한다”고 말했다. SNS로 소통하고 정보를 찾는 MZ세대의 특성 및 여대 커뮤니티의 입김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로데오 거리에서 만난 김씨(24, 여)는 “자신도 확실히 커뮤니티, SNS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라며 “얼마 전에도 모 연애 프로그램에서 학교 근처 골목에 있는 작은 바가 나왔는데 바로 ‘커뮤’에 공유돼서 웨이팅이 길어졌다”고 말했다.

성신여대 상권은 성북구 점포수별 발달상권(2022년 4분기)에서 1위를 기록했다. [출처: 상권분석 서비스]
성신여대 상권은 성북구 점포수별 발달상권(2022년 4분기)에서 1위를 기록했다. [출처: 상권분석 서비스]
성신여대 상권은 성북구 매출별 발달상권(2022년 4분기)에서 3위를 차지했다. [출처: 상권분석 서비스]
성신여대 상권은 성북구 매출별 발달상권(2022년 4분기)에서 3위를 차지했다. [출처: 상권분석 서비스]

돈암시장 인근에서 만난 D씨는 “80년대 성신여대입구역이 들어서기 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곳의 상권 변천사를 직접 보고 들은 산 증인”이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두 자녀 모두 인근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했고, 본인 역시 로데오 메인거리에서부터 고려대로 넘어가는 골목까지 때마다 임대료에 맞춰 가게를 옮겨 다니며 자영업을 했다는 그는 “성신여대 상권은 가격이 착한 동네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성신여대 상권은 일반상권과는 달리, 대학가라는 이점과 주거지역이 밀집돼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어 다른 상권에 비해 그 활동성이 유지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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