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부 활동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 기간 무너진 상권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국 관광객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회복까진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수요가 썰물처럼 빠져 직격탄을 맞은 국내 유명 상권은 버티기 중이다. 본지는 유명 상권을 중심으로 현 상황, 상권 내 소상공인의 목소리, 상권 회복에 대한 대책은 없는지 등을 담아봤다. [편집자 주]

안국역 1번 출구로 나와 경복궁 방면으로 가는 길에 조성된 열린송현 녹지광장. 도심 속 작은 휴식 공간으로 안성맞춤이다. [사진=백나은 기자]
안국역 1번 출구로 나와 경복궁 방면으로 가는 길에 조성된 열린송현 녹지광장. 도심 속 작은 휴식 공간으로 안성맞춤이다. [사진=백나은 기자]

[시사프라임 / 백나은 기자]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곳. 조용한 듯하지만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 종로구 북촌에서 삼청동-청와대-청운효자동에 이르는 길목은 그야말로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곳이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접어들고 해외 관광객들이 다시 유입되면서 더욱 활기를 띠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이나 경복궁역으로 나가면 금호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국제갤러리, 어린이박물관 등 다양한 박물관과 갤러리를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복궁을 비롯해 북촌한옥마을, 삼청동문화거리 등을 돌아볼 수 있어 MZ세대들도 많이 찾고 있다.

안국역 1번 출구에서 나와 조금만 걸어가면 나오는 골목 안 풍경 [사진=백나은 기자]
안국역 1번 출구에서 나와 조금만 걸어가면 나오는 골목 안 풍경 [사진=백나은 기자]
서울공예박물관 앞 골목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한복을 입고 거닐고 있다. [사진=백나은 기자]
서울공예박물관 앞 골목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한복을 입고 거닐고 있다. [사진=백나은 기자]

◆ 골목이 박물관

비가 내릴 듯 잔뜩 흐린 하늘에, 바람 한 점 없어 더욱 습했던 날. 안국역에서 청와대까지 걸어가며 모처럼 주변을 둘러봤다. (물론 땀도 많이 흘리며, 자책도 했다. 왜 굳이 이 길을 걸으려고 했을까…) 처음에는 출구를 잘못 나와 헌법재판소를 거쳐 재동초등학교 앞, 북촌박물관까지 걸어갔다 오긴 했지만, 북촌과 서촌 상권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안국 상권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새로웠다.

안국 상권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동인구가 자취를 감췄다가 작년 말부터 다시금 유동인구가 늘기 시작하면서 상권이 다시금 살아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기자가 이곳을 찾은 28일 오후 역시 꽤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 중 다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었다.

국립민속박물관 앞. 평일 오후에도 많은 관람객들이 찾는 모습이다. [사진=백나은 기자]
국립민속박물관 앞. 평일 오후에도 많은 관람객들이 찾는 모습이다. [사진=백나은 기자]
건너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모습. [사진=백나은 기자]
건너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모습. [사진=백나은 기자]

청와대로 가기 위해 다시 안국역 1번 출구로 향했다. 안국역 1번 출구 주변 역시 각종 박물관과 갤러리로 볼거리가 풍성하다. 무엇보다 눈에 들어오는 건 열린송현 녹지광장이다. 큰 도로와 접한 곳에 적당하게 자리 잡은 공원이 잠시나마 피로를 풀어주는 듯한 느낌이다.

녹지광장에 마련된 벤치에 잠시 앉아 쉬는 사람들도 보인다. 그렇게 갤러리현대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경복궁을 지나 한참을 걸어 청와대까지 가는 길에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꽤 많이 보인다. 코로나19로 한동안 보지 못했던 풍경들이다.

경복궁에서 청와대로 오르는 길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다. [사진=백나은 기자]
경복궁에서 청와대로 오르는 길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다. [사진=백나은 기자]
건너편에서 바라본 청와대 춘추문의 모습. [사진=백나은 기자]
건너편에서 바라본 청와대 춘추문의 모습. [사진=백나은 기자]

◆ 살아나는 상권

크고 작은 박물관과 갤러리부터 경복궁, 청와대를 방문하는 관람객들까지 더해지니 일대가 꽤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게다가 날씨까지 거들다보니 주변 편의점이나 카페는 문전성시를 이룬다.

특히 청와대를 끼고 있는 삼청동이나 청운효자동의 경우, 청와대 개방 이후 일명 ‘떠오르는 상권’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용했던 동네가 꽤 시끄러워졌다는 후문도 있지만, 주변 상인들에게 제법 반가운 소식이다.

청와대 춘추문 아래로 내려오면 많은 카페와 음식점을 만날 수 있다. [사진=백나은 기자]
청와대 춘추문 아래로 내려오면 많은 카페와 음식점을 만날 수 있다. [사진=백나은 기자]
청와대 춘추문 아래로 내려오면 카페와 음식점 등을 만날 수 있다. [사진=백나은 기자]
청와대 춘추문 아래로 내려오면 카페와 음식점 등을 만날 수 있다. [사진=백나은 기자]

물론 청와대 개방 전에도 청와대 직원들을 단골로 둔 식당이나 치킨집, 카페 등이 없진 않았지만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상권이 다시금 활기를 찾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청와대 근처 프랜차이즈 카페와 소규모 카페 역시 “청와대 개방 이후 손님이 더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요즘은 더워진 날씨로 인해 더 많이 찾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근처에서 오랫동안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은 “코로나19 때는 워낙 다 어려웠던 때라 그때에 비하면 손님들이 많아졌다”며 “청와대 개방 이후에는 청와대 방문 후 삼삼오오 오시는 손님들이 꽤 되신다”고 전했다.

이날 늦은 오후여서인지 청와대에서 나오는 방문객을 쉽게 만날 수는 없었지만, 동네 주민이라는 어르신은 “조용했던 동네가 예전에 비해 조금 시끄러워지긴 했는데 참을만한 수준”이라며 “이 동네가 산책하기에는 좋다”고 귀띔해주신다.

청와대 앞 북촌로로 이어지는 거리 [사진=백나은 기자]
청와대 앞 북촌로로 이어지는 거리 [사진=백나은 기자]

◆ 공실률 줄고 임대료는 오르고

청와대가 일반 시민에게 개방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지난 5월 5일 기준 누적 관람객 수만 342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찾는 만큼 인근 상권 역시 활기를 띠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코로나19로 상권이 침체되고 위축되면서 공실률이 늘고 임대료도 낮아졌지만, 청와대 개방과 더불어 코로나19도 엔데믹으로 접어들고 관광객의 유입도 늘어나면서 공실률도 줄고 덩달아 임대료도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우리마을가게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기준(동분기) ‘뜨는상권(뜨는동네)’ TOP10 중 종로구 청운효자동과 삼청동이 각각 2위와 4위를 차지했다.
우리마을가게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기준(동분기) ‘뜨는상권(뜨는동네)’ TOP10 중 종로구 청운효자동과 삼청동이 각각 2위와 4위를 차지했다.

우리마을가게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기준(동분기) ‘뜨는상권(뜨는동네)’ TOP10 중 종로구 청운효자동(2위), 가회동(3위), 삼청동(4위)이 각각 5위 안에 들 정도로 말 그대로 ‘뜨고’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 전면 개방 이후 관광 수요가 몰리면서 자연스레 상권이 활성화되고 이에 따라 임대료도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인근 카페나 음식점, 잡화점 등 다양한 가게가 입점해 있지만 사실 유동인구에 비해 교통은 좀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74년 만에 완전히 개방된 청와대를 찾는 사람들, 삼청동문화거리, 북촌한옥마을, 경복궁을 찾는 관광객들과 MZ세대로 인근 지역 상권은 계속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프라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