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부 활동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 기간 무너진 상권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국 관광객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회복까진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수요가 썰물처럼 빠져 직격탄을 맞은 국내 유명 상권은 버티기 중이다. 본지는 유명 상권을 중심으로 현 상황, 상권 내 소상공인의 목소리, 상권 회복에 대한 대책은 없는지 등을 담아봤다. [편집자 주]

건대입구역 상권은 과거 유명한 대학가 상권 중 하나였다. 사진은 건대입구역 근처 건대맛의거리 모습 [사진=백나은 기자]
건대입구역 상권은 과거 유명한 대학가 상권 중 하나였다. 사진은 건대입구역 근처 건대맛의거리 모습 [사진=백나은 기자]

[시사프라임 / 백나은 기자]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에도 내수 경기 침체 등으로 주요 중심상권을 제외한 상권 그중에서도 대학가 상권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곳이 많다.

대형 아파트 단지나 주택, 회사 등이 교차되는 지역이 아닌 이상 대학가 주변 상권의 공실률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이는 서울 지하철 2호선과 7호선이 지나가는 건대입구역 부근 상권도 마찬가지다. 건대입구 부근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022년 1분기 0%에서 2023년 1분기에는 4.3%로 늘었다.

건국대학교가 속해 있는 광진구 전반적으로는 2022년 상반기 전체업종이 1만 7832개에서 2022년 하반기 1만 8081개로 1.4% 소폭 증가했지만, 건국대학교 인근 상권은 조용하기만 하다. 이는 바로 한 정거장 차이로 있는 성수역 쪽으로 상권이 이동한 탓도 있다.

지하철 역에서 바러본 건대맛의거리 입구 [사진=백나은 기자]
지하철 역에서 바러본 건대맛의거리 입구 [사진=백나은 기자]

◆ 화양역에서 건대입구역으로

건대입구역은 1980년 10월 31일 2호선 개통 당시에는 화양역(華陽驛)이었으나 인근에 건국대학교가 있어 1985년 3월 1일 ‘건대입구역’으로 역명이 개정됐다. 현재는 1번 출구부터 6번 출구까지 있으며 각 출구별로 1‧2번 출구는 건대맛의거리, 3번 출구는 스타시티몰, 4번 출구는 자양3동, 5‧6번 출구는 건대로데오거리 등과 연결돼 있어 꽤 큰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대학교 상권 중 하나로 호황을 누렸던 건대입구역 상권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공실이 늘기 시작한 후 엔데믹으로 전환된 지금까지도 제자리걸음이다.

건대입구역에서 가까운 영화관의 모습. 평일 낮이라고는 하지만 영화관 앞이 한산한 모습이다. 이 영화관이 들어선 골목 역시 이동하는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사진=백나은 기자]
건대입구역에서 가까운 영화관의 모습. 평일 낮이라고는 하지만 영화관 앞이 한산한 모습이다. 이 영화관이 들어선 골목 역시 이동하는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사진=백나은 기자]

한국부동산원 중대형 상가 공실률 자료에 따르면 건대입구 인근 공실률은 2022년 4분기 4.4%에서 올해 1분기 7.8%까지 급증했다. 공실률 증가 원인 중 하나는 코로나19 이후 2030세대의 소비패턴이 변한 것이 한몫했다.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대면 문화에서 비대면 문화, 단체 모임에서 소수 모임 등으로 모임의 형태가 변하면서 말 그대로 ‘라이프스타일’이 바뀐 것이다.

이는 다른 대학가 상권 역시 비슷한 양상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술집이나 음식점보다는 카페나 볼거리가 있는 장소로 만남이나 모임의 형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건대입구역을 찾은 날 역시 인근 대학생이나 회사원, 주민들이 한두 명씩 지나가는 것 이외 단체로 이동하는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다. 건대입구역을 따라 길 건너편으로 형성된 시장 골목 역시 한산했다. 1분도 안 돼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를 정도로 날씨가 무더운 ‘폭염’의 영향도 있겠지만 과거 활기를 띠던 모습과는 달랐다.

건대입구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형성된 중국인거리. [사진=백나은 기자]
건대입구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형성된 중국인거리. [사진=백나은 기자]

◆ 건대보다는 성수로

친구와 함께 카페로 이동 중이라는 대학생 A양은 “학교 근처보다는 한 정거장 거리이긴 하지만 예쁜 카페가 많은 성수역 쪽으로 자주 가는 편”이라며 “다양한 콘셉트의 카페도 많고 아기자기한 볼거리도 많아 과 친구들 대부분이 성수 쪽으로 간다”고 말했다.

음식점과 잡화점이 많이 들어선 골목에서 만난 한 아주머니는 “예전에는 사람들도 많고 활기 있었는데 지금은 동네주민들만 이용할 뿐”이라며 “이마저도 예전만큼 자주 찾거나 하진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사가 잘 안 되니 오후만 되면 주인이나 동네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하며 무료함을 달래는 일이 많다”고 덧붙였다.

취재 중 만난 주민들 중에는 동네 시장보다는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빈도가 더 높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백나은 기자]
취재 중 만난 주민들 중에는 동네 시장보다는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빈도가 더 높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백나은 기자]

자양동 중국인거리, 화양제일시장, 건대맛의거리, 건국대학교병원 방향 거리부터 건대입구까지 가는 중 그나마 ‘건대맛의거리’ 골목이 활기를 띤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또한 짧은 거리에 한정돼 있었으며 조금만 벗어나도 거리는 한산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근처에 중국 양꼬치거리, 건대맛의거리, 대학교, 병원까지 있어 상권이 유지됐었는데 지금은 어디나 비슷하겠지만 여기서 더 이상 나빠지지만 말자고 말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내수 경기가 좋아지길 바라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근처에서 작음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이곳에 중국인들도 많이 살고 있다. 사람들이 여기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는 것 같아 속상하다”며 “문제는 주민들도 동네 시장보다 대형마트를 더 선호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나마 기대를 거는 건 지난 7월 12일 열린 제11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광진구 화양동 50번지 동일로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계획 결정(안)과 특별계획구역7 세부개발계획안 결정(안)이 수정가결됐다는 소식이다.

서울시 따르면 서울지하철 2․7호선 건대입구역에서 성수 정보통신(IT) 산업유통 개발진흥지구로 이어지는 서울 광진구 영동대교 북단 동일로 일대가 복합개발된다. 이렇게 되면 해달 구역 내 특별계회구역7엔 생활 지원시설을 확충하고 공공기여로 임대산업시설이 조성될 예정으로, 지금보다 많은 유동인구의 유입을 기대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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