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사진=KT]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시사프라임 / 김용철 기자] 연임 적격 판정을 받았음에도 구현모 KT대표가 ‘복수의 경쟁자들과 함께 재평가를 받겠다’며 우회지를 선택했다.

구 대표의 이같은 의지에 KT 이사회는 추가 심사 진행을 결정했다. 굳히 구 대표가 우회지를 선택한 배경으로 앞선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언급과 경쟁을 통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또 다른 후보자를 선출하고 이에 대한 심사 절차까지 고려하면 KT 대표이사 선임에 당초 일정에 비춰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KT 대표이사심사위원회는 13일 회의를 열고 구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두 번째 면접을 실시했다.

구 대표는 지난달 8일 연임 도전을 공식화한지 한달여 만에 연임 적격 판정을 받았다. 지난 3년 간의 경영실적과 주가 부양 등 그간 성과를 고려하면 연임에 무게가 실렸다.

연임 적격심사는 ▲경영계약 이행평가 결과 ▲경영목표 달성 정도 ▲고객·임직원·주주 등 대내외 이해관계자 만족도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는지 ▲향후 경영계획 상 매출 신장, 손익 개선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지 ▲혁신성·전문성·위기대처능력·추진력·미래비전 등 리더십을 갖췄는지, 인재발굴·육성, 임직원·주주·대외 이해관계자 등과의 소통, 관련 산업 리딩 능력 등이 평가 대상이다.

당초 예상대로 연임에 ‘파란불’이 켜진 상황. 그러나 구 대표는 주요 이날 면접 과정에서 주주(국민연금공단)가 제기한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을 검토 요청했다. 소유분산기업은 확고한 지배주주가 없는 기업이나 금융지주 등을 의미한다.

추천받은 다른 후보자와 경쟁을 통한 정당성을 확보해 연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에 이사회는 심도 있는 논의 끝에 추가 심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 대표의 결정은 국민연금 이사장의 발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소유가 분산된 금융지주 등이 건강한 지배구조로 갈 수 있는 방향으로 스튜어드십코드가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시민단체에서 구 대표의 연임에 진행 중인 재판을 문제 삼으면서 국민연금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KT의 최대주주인 만큼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피력할 경우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국민연금의 의사를 수용한 것은 성과를 놓고 볼 때 경쟁을 통하더라도 연임 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서다.

다만, 현재 정치자금법위반, 횡령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어 연임 가능성에 부정적 전망도 존재한다.

박주근 리더스 인덱스 대표는 앞선 <시사프라임>과 통화에서 “구 대표는 경영성적으로 보면 굉장히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사법리스크가 (연임에 ) 발목을 잡을 것 같다”며 “이사회에서 통과더라도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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