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5대은행 DB형 퇴직연금 규모 57조4877억원
지난해 말 보다 0.9% 성장에 그쳐…KB·우리, 적립금 줄어
금융당국, 금융회사에 퇴직연금 부담금 분납 요청

5대 은행 CI.  [사진=시사프라임DB]
5대 은행 CI. [사진=시사프라임DB]

[시사프라임 / 박시나 기자] 5대은행(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의 올해 2분기 DB형 총 퇴직연금은 지난해 말 보다 1% 성장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DB형의 경우 연말에 집중되다보니 성장이 정체된 것으로 보인다. 각 은행별로도 희비가 갈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5대은행의 DB형 총 퇴직연금은 57조4877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56조9631억원) 대비 0.9% 성장했다. 수익률이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적립금 성장은 미미했다.

DB형 퇴직연금 적립금이 많은 곳은 신한은행으로 14조655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대비 1.9% 늘었다.

NH농협은행의 DB형 적립금 규모는 9조9248억원으로 4위에 해당하지만 2.3% 성장하며 5대은행 가운데 가장 앞섰다.

하나은행 2분기 적립금 규모는 13조2913억원으로 지난해 말(13조321억원)보다 2% 성장했다.

반면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의 적립금 규모는 줄었다. KB국민은행의 2분기 DB형 적립금 규모는 10조4719억원으로 지난해 말(10조4796) 대비 0.07% 감소했다. 원리금비보장 적립금이 줄어든 영향이다.

우리은행의 퇴직연금 감소폭은 컸다. 2분기 DB형 적립금은 9조1446억원으로 지난해 말(9조3742억원) 대비 2.4% 감소했다. 원리금보장 적립금이 크게 줄어든 게 컸다.

 지난해 말 1%대 수익률에 머물렀던 원리금보장형 상품은 올해 2분기 2~3%대로 개선됐고, 마이너스 수익률을 올렸던 원리금비보장 상품은 4~5%대로 올랐다.

◆퇴직연금 유치 경쟁 가열…금융당국, 부담금 분납 요청

퇴직연금 규모는 17년 말 168.4조원에서 22년 말 335.9조원으로 99.5% 성장했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 성장 속도보다 빠르다 보니 금융권에서 유치 경쟁이 가열 중이다.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며 타사 고객 뺏기도 서슴치 않은 모습이다. 

문제는 DB형 퇴직연금이 연말에 쏠리면서 다른 금융회사의 퇴직연금 상품 공시금리 확인 후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커닝 공시’로 고객사 뺏기에 나서며 금융회사 간 치열한 유치경쟁으로 금리상승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금융회사에 퇴직연금 부담금 분납 및 기존 적립금의 만기 다변화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금감원은 이날 금융협회 및 금융회사의 퇴직연금 담당 임원 15명과 간담회를 갖고 먼저 DB형 퇴직연금 부담금의 50%를 8월과 10월에 각각 25%씩 분납하고, 연말에 나머지 50%를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12월 전에 올해 총부담금의 40% 이상을 2차례 이상 분산 분납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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