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회장, 세대교체 위해 용퇴…일각선 금융당국 압박
손태승 회장, 연임 여부 ‘장고’, NH농협금융 낙하산 인사 논란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신한금융그룹

[시사프라임 / 박시나 기자] 3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돌연 ‘용퇴’를 결정하면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됐다. 금융권 안팎의 예상과 다른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가 선정됨에 따라 회장 임기가 만료되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연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회추위)는 회의를 개최하고 진옥동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눈에 띄는 점은 3연임 유력시 됐던 조용병 회장이 용퇴를 밝힌 것. 이유는 세대교체와 신한의 미래를 고려한 판단에 전결 결정했다는 것이다.

앞서 올해 30대 그룹의 연말 인사의 큰 줄기는 ‘젊은 피’의 세대교체 바람이다. 금융권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리딩뱅크를 탈환한 조 회장의 성과만 놓고 본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고 여론도 연임에 무게가 실렸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용퇴’ 결정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만큼 고심이 깊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일각에선 금융당국 입김도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조 회장은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  “총괄적으로 책임을 지고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전적으로 나의 단독 결정이고 순수한 의도”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14일 “전문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유능한 경영진의 선임은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권한이자 책무”라면서 “최고경영자(CEO) 선임이 합리적인 경영승계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조 회장이 자진해서 물러나면서 올해 금융지주 회장 임기가 만료되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연임에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우리금융그룹 손태승 회장. ⓒ우리은행
우리금융그룹 손태승 회장. ⓒ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인선에 ‘외풍’의혹이 일고 있다.

손태승 회장은 라임자산운영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지난달 9일 금융위원회에서 금감원의 원안대로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받았다.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직무 정지-문책 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문책 경고 이상은 3∼5년 금융사 취업을 제한하는 중징계다.

앞선 DLF 소송에서도 승소한 만큼 손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려면 행정소송 외에는 답이 없다. 사법리스크를 걷어내면 연임 걸림돌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당국의 압박(?)을 이겨낼지는 미지수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10일 “외압은 없다”면서도 “당사자께서 보다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소송하지 말라’는 압박으로 해석되면서 입지는 좁아졌다.

손 회장 연임 도전 여부는 오는 15일 해외금리연계 DLF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 취소 청구 소송의 대법원판결이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아직 임추위를 가동하지 않고 있다.

연임이 무산된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NH농협금융지주]
연임이 무산된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NH농협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는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시끄럽다. 임기가 이달로 끝나눈 손병환 회장은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올해 3분기까지 사상 최대 실적에 2년 임기 후 1년을 연장한 과거 사례를 비쳐볼 때 연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농협금융지주에 절대적 영향력을 과시하는 농협중앙회가 윤석열 정부와의 소통을 위해 방향을 틀면서 손 회장 연임은 좌절됐다. 유력 후보는 윤 대통령의 캠프 좌장을 맡았던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거론된다.

이를 두고 노조에선 ‘낙하산 인사’가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농업협동조합 서필상 위원장은 <시사프라임>과 인터뷰 당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내정설이 나왔다. 그 이면에는 현 이성희 회장의 연임개정안과 관치 금융회장 빅딜설이 제기되고 있다”며 “과거에서부터 이어 오던 정치권과 농협의 기생과 공생의 모습이 시작될 거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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